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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 동부권 초·중·고, 10곳 중 6곳 ‘1급 발암물질’ 석면 노출카테고리 없음 2023. 7. 14. 09:49
대표적인 1급 발암물질로 알려진 석면이 전남 동부권 일선 학교에 상당수 남아 있는 것으로 조사돼 학생들의 건강이 위협받고 있다.
이 같은 사실은 여수·순천·광양 환경운동연합과 환경보건시민센터 등이 전남지역 학교 석면 실태를 조사한 결과다.
환경보건시민센터가 최근 발간한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5월 기준 전남 여수·순천·광양 소재 초·중·고등학교 가운데 58.8%에 달하는 128개 학교에 석면건축물이 남아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전남지역 866개 학교 중 45.4%인 393개교가 석면 건축물로 파악됐으며, 무석면학교는 473개교(54.6%)로 나타났다. 석면학교가 60%에 육박하는 전남 동부권 주요 도시들은 전남 소재 석면학교 평균을 크게 웃돌았다.
전남 동부권 석면학교를 도시별로 살펴보면 순천은 전체 79개 학교 중 ▲초(24곳, 51.7%) ▲중(14곳, 63.6%) ▲고(10곳, 66%) 등 48개 학교가 석면에 노출된 것으로 확인됐다.광양은 ▲초(15곳, 51.7%) ▲중(8곳, 57.1%) ▲고(3곳, 33.3%) 등 절반에 이르는 학교가 아직 석면이 존재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는 전국 광역자치단체 평균보다 상대적으로 높은 비율이라고 환경보건시민센터는 설명했다.
특히 여수지역의 석면학교는 전남 도내에서 가장 많은 것으로 조사됐다.
여수지역 87개 초중고 가운데 54개 학교(62%)가 석면 건축물인 것으로 파악됐다.
고등학교 15개교 중 9개교(60%), 중학교 24개교 중 17개교(70%), 초등학교 48개교 중 31개교(64.5%)가 석면 건축물로 집계됐다.
유치원과 특수학교를 포함하면 석면 건축물은 더 많은 것으로 확인됐다.
석면은 불에 타지 않는 특성 때문에 건축자재로 많이 쓰였다. 하지만 악성중피종암, 폐암, 후두암, 난소암 등을 일으키는 1급 발암물질로 규정되면서 1980년대 북유럽에서부터 사용이 금지됐다. 우리나라도 2009년부터 사용이 전면 금지됐다.
문제는 석면에 노출되면 10년~40년의 오랜 잠복기를 거친 후에 질병이 발병할 수 있다는 점이다.유·청소년기의 일선학교 학생이 석면에 장기간 노출될 경우 장기적으로 성인이 됐을 때 발병 가능성 우려가 나오고 있다.
이에 정부는 2017년부터 2027년까지 매년 2천827억 씩 총 2조8천270억원을 투입해 ‘학교시설 석면제거 추진계획’을 진행하고 있다.
전남 동부권 일부 학교에서도 올해 여름방학 기간인 7~8월 동안 석면철거공사를 진행한다.
광양은 ▲광양가야초 424㎡ ▲봉강초 708㎡ ▲광양여자중 112㎡ ▲광양중 86㎡등 총 4곳이 석면을 철거할 계획이다. 순천은 안일초등학교 백야분교장(465㎡), 여수는 소라초등학교 소라남분교장(445㎡)과 율촌중학교(697㎡)의 석면 철거가 진행된다.
여름방학 기간 중 석면철거가 마무리되면 하반기 전남 동부권의 석면학교 비율은 미미하게나마 줄어들 것으로 전망된다.최예용 환경보건시민센터 소장은 “석면철거는 외부로 석면비산을 막기 위해 비닐보양을 하고, 실내에서 작업 중 냉난방을 할 수 없기 때문에 여름을 피하는 것이 통상적”이라며 “학교석면철거는 학생들의 안전을 고려해 방학기간에 주로 이뤄지며, 방학 기간이 길고 작업이 용이한 겨울철에 전국적으로 1천여곳, 여름철에는 철거학교가 200~300여곳으로 줄어든다”고 설명했다.
환경운동연합은 석면 철거 과정 감시도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석면철거과정에서 안전대책이 미흡하고, 감시망이 느슨한 틈을 타 마구잡이식 철거가 이뤄질 경우 노출된 석면 물질로 인해 학생들의 건강에 큰 위협이 될 것이라는 우려에서다.
환경운동연합 관계자는 “학부모와 환경단체, 전문가로 구성된 감시체계를 반드시 갖춰서 계획과 실행의 석면철거 전 과정을 투명하게 감시해야 한다”면서 “향후 5년 동안 방학 중 석면철거대상학교와 일정을 정하고 교육청에서 학교별로 석면안전감시망(모니터링체계)를 갖춰야 한다”고 요구했다. 동부취재본부/윤별 기자 star2628@namdonews.com
출처 : 남도일보(http://www.namdo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