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문화도 시민이 안전해야 보존된다"…원주 아카데미극장 철거카테고리 없음 2023. 6. 15. 14:32
[원주=뉴시스]김의석 기자 = 강원 원주시 아카데미극장이 '문화유산 보존'과 '시민 안전'이라는 키워드로 갈등이 끊이지 않는 가운데 시는 '안전과 건강'에 주안점을 두고 철거를 선택했다.
2006년 폐관한 극장의 존폐 논란은 2017년 원주도시재생연구회와 영상미디어센터의 보존 서명 운동부터 꾸준히 대립해 왔다.
아카데미극장은 보존을 위해 2019년과 2020년 문화재청이 공모하는 '근대역사문화공간 재생활성화'에 도전했으나 탈락했다.
이유는 각 건축물이 분산돼 집적도가 떨어진다는 점 등이다.이후 유휴공간 문화재생 공모에는 선정됐다. 유휴공간은 버려진 공간을 문화공간으로 활성화 하는 것이다. 문화유산과는 의미가 다르다.
문화유산으로의 가치도 중요하지만 시민들의 '안전과 건강'은 다른 가치와 저울질 할 수 없다. 특히 지난해 발생한 이태원 참사 등으로 인해 안전 문제가 국민적 이슈로 급부상 했다.
극장은 안전등급 D등급을 받아 붕괴 위험성이 높다. D등급은 주요 부재에 의한 결함으로 긴급한 보수·보강이 필요해 사용이 제한되는 상태다.현재 외벽은 갈라져 있고 시멘트 벽 사이는 구멍이 뚫려있는 곳도 있다.
지붕은 석면슬레이트로 크고 작은 구멍이 뚫려 있고 석면이 노출 돼 있다. 슬레이트의 경우 석면 비율이 10~15%로 고함량 석면건축자재다.
떨어지는 석면가루를 소량만 흡입해도 큰 부작용을 유발한다. 악성중피종, 폐암, 석면폐증과 같은 질환이 발생 할 수 있다. 그 중 악성중피종 폐 흉막에 쌓여 발병 후 1~2년 이내에 사망하는 사례가 많다.
극장이 위치한 평원로는 풍물시장과 자유시장, 중앙시장과 도레미시장 등 전통시장을 비롯해 수 많은 자영업자들이 밀집한 구도심의 중심이다.원주시 중앙동 백모(47)씨는 "단관극장으로 오랜 시간 원형이 보존된 문화를 부정할 순 없지만 무엇보다 중요한 건 시민의 안전이 최우선 돼야 한다"며 "원주는 지금 솔로몬의 지혜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cw32784@newsis.comCopyright © NEWSIS.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